마약에 취해가는 한국, 관세청 ‘역대 최대’인 상반기 마약 작년 9배인 2,689kg 적발

(사진 설명 : 올 상반기 중 적발된 마약 밀수 수법. 인형내부 케타민(좌상), 말레이시아발 목재의자(우상), 항공여행자 와인병 액상에 녹인 필로폰(좌하), 남아공발 워터펌프 내부(우하)를 이용해 밀수하다 적발됐다. 관세청(c))

국경 넘는 마약, 그물망 단속에도 급증
여행자·특송 경로도 대형화 추세

관세청은 2025년 상반기 동안 총 617건, 2,680kg의 마약 밀수입을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건수는 70%, 중량은 무려 800% 증가한 수치로, 중량 기준 역대 최대 적발 기록이다. 이는 필로폰 1회 투약량(0.03g)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8,933만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이다.

관세청은 이 같은 급증 원인으로 중남미·북미·유럽발 밀수 증가,  코카인·케타민 중심의 품목 다양화,  여행자·특송화물 경로의 대형화 등을 꼽았다.


이번 상반기 중 페루와 에콰도르발 대형 코카인 밀수 2건(1,690kg, 600kg)이 연달아 적발되면서 중남미발 마약 밀수는 무려 7,824% 증가했다. 관세청은 “미국·캐나다의 국경 단속 강화로 중남미 마약 조직들이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 경로를 바꾼 것”이라며 ‘풍선효과’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한 캐나다발 필로폰, 미국발 대마 밀수도 늘어 북미 지역에서 유입된 마약은 지난해 대비 72% 증가했다. 유럽발 마약은 프랑스산 케타민, 영국산 필로폰 적발 등으로 191%나 늘어나는 등 공급망의 다변화가 뚜렷했다.


품목별로는 코카인이 지난해 대비 7,941%(29kg→2,302kg), 케타민이 747%(10kg→86kg)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유엔마약위원회(UNO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가 코카인의 종착지 또는 중간경유지로 부상 중”이라는 분석도 있어, 국내 상황이 국제 추세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약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의 밀수도 80건(‘24.상)에서 305건(‘25.상)으로 281% 증가했다. 주로 해외직구, 외국인의 자가복용 목적으로 들여오다 적발된 사례다.


경로별로는 여행자(285건, 142kg)와 특송화물(176건, 164kg) 밀수가 대폭 증가해, 전체 밀수 경로의 주류로 떠올랐다. 이는 자가 소비뿐 아니라 유통 목적의 대형 밀수가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 밀수는 21% 줄었다.

특히 김포·제주 등 지방공항을 통한 밀수가 늘면서 관세청은 지난 3월 ‘지방공항 마약대책 회의’를 열고 일제검사 등을 강화, 이후 캄보디아발 필로폰 4kg, 프랑스발 케타민 24kg을 차단하는 성과를 냈다.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 마약 단속의 93%(575건)를 외부 정보 없이 자체 위험분석과 선별검사로 적발했다. AI·빅데이터 기반 위험 분석,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 최신 X-ray 구현 시스템 등 기술 기반 단속 역량이 큰 몫을 한 셈이다.

또한 관세청은 미국 마약단속국(DEA), 태국 관세청 등과 합동 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태국과의 합동작전으로 대마초 21kg, 야바 47.8kg 등 총 72.7kg을 사전 차단했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최근 2년 연속 국내 마약사범이 2만 명을 넘는 등 마약이 우리 사회 전반에 침투하고 있다”며 “관세청은 국경 단속 고도화와 국제 공조를 통해 마약 밀반입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관세청은 AI 기반 선별·검사 기술을 고도화하고, 최신 검색 장비를 추가 도입하는 한편, 선박을 이용한 대형 밀수에 대한 국제 정보공조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한국마약신문=유성근 기자)

작성자 unm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