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항 해안가서 ‘차 봉지’ 마약 연이어 발견돼 주민·관광객 경각심 필요

(사진 설명 : 제주도 해안가에서 발견된 '차'봉지로 위장된 마약. 제주지방해양경찰청(c))

제주와 경북 포항 해안가에서 ‘차(茶) 봉지’에 숨겨진 마약류 의심 물질이 연이어 발견돼 경찰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발견된 물질은 케타민 등 백색 결정체 형태로, 대량 투약이 가능한 양으로 알려지면서 주민과 관광객의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10월 31일과 11월 1일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와 제주항에서 마약류로 의심되는 물질을 수거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이들 물체는 지난 9월 성산읍 해안에서 발견된 케타민과 포장 형태가 유사했으며, 각각 약 1kg의 백색 결정체가 사각 블록 형태로 밀봉돼 있었다.

조천읍 해안가에서는 지난 4일 낚시 중이던 A씨가 중국산 우롱차 포장지 안에 들어 있는 하얀색 결정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간이 시약검사를 실시한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이후 제주시 제주항·애월읍·조천읍 해안가와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 등에서 총 5차례 ‘차 봉지’로 위장한 마약류가 발견됐다. 이 양은 케타민 24kg으로, 1회 투여량 0.03g 기준으로 8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제주에서 검거된 마약사범도 지난해보다 거의 2배 늘었으며,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운항 재개와 함께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제주국제공항을 통한 우회 밀반입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30대 중국인이 차 봉지로 위장한 필로폰 1.2kg을 몰래 들여오다 경찰에 붙잡힌 사례도 있다.

한편, 경북 포항 해안가에서도 마약류 추정 물질이 잇따라 발견됐다. 7일 포항시 북구 청하면 방어리 해안가에서 해양환경 정화 봉사 중이던 단체 회원이 중국산 우롱차 포장지 안 백색 가루를 발견하고 해경에 신고했다. 이전에도 포항시 남구 동해면 해안가에서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발견 지역은 방문객이 많은 주말 힐링 명소 주변으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해경청 관계자는 “도내 해안가에서 마약류 의심 물체가 계속 발견됨에 따라 바다 유입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며, “해상·해안가 수색과 함께 해양종사자를 대상으로 발견 시 신고를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마약류 추정 물질을 수거하고 국과수 분석과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며, “국민 안전을 위해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국마약신문=김정미 기자)

작성자 unm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