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설명 : 부산본부세관과 부산검찰은 6일 합동 브리핑을 열고 지난 5월 부산항에서 발견된 코카인 밀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포장지를 모두 제거한 600kg 상당의 코카인. 사진 =부산지검 제공)
올해 들어 전국 세관에서 적발된 마약의 양이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무려 12배를 웃돌며, 우리나라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세관에서 적발된 마약은 총 2,736kg, 시가로는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한 해 동안 적발된 마약 787kg(시가 866억 원)과 비교할 때 물량은 3.5배, 금액은 1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세관별로 보면, 서울본부세관이 특히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년간 37kg(18억 원) 규모였던 적발량은 올해 1~7월 사이 1,695kg, 시가 8,453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금액 기준으로만 봐도 작년 전체의 40배에 달한다.
부산본부세관 역시 같은 기간 64kg(141억 원)에서 650kg(2,145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적발된 마약 중에서는 코카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총 2,302kg으로 전체 적발 물량의 84%, 시가로는 1조 604억 원으로 전체 금액의 97%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중남미 지역의 코카인 생산량 증가, 부산신항을 통한 물동량 확대, 그리고 미국 및 유럽의 국경 단속 강화로 인해 국제 마약 조직들이 동아시아를 새로운 우회 경로로 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인선 의원은 “올해 적발된 마약이 1조 원을 초과했다는 것은 우리나라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 ‘마약 공화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 신호”라며, “정부와 관세청은 해외 밀반입 차단에 총력을 다하고, 국내 유통망을 뿌리째 끊어낼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국제 공조 수사 확대, X-ray 장비 정밀도 향상, 항만·공항 보안 강화 등을 통해 대응 역량을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한국마약신문=김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