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약 중독자 상당수가 처음 마약을 접하게 된 계기로 ‘주변 사람의 권유’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이하의 젊은 층에서 첫 투약 경험이 집중되고 있어, 초기 예방과 청년층 대상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6일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의뢰로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마약류 중독자 실태조사 설계연구’에 따르면, 올해 2~3월 동안 마약 사용자 29명을 심층 면담한 결과 75.9%가 ‘타인의 권유’를 첫 사용의 계기로 응답했다. 이어 ‘호기심’(48.3%), ‘즐거움’(17.2%), ‘불쾌한 감정 해결’과 ‘스트레스 해소’(각 10.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치료보호기관과 교정시설에서 표본을 추출해 이뤄졌으며, 마약 사용 시기와 중독 정도, 정신건강 상태 등을 포함한 포괄적 실태가 다뤄졌다. 첫 마약 사용 시기는 20대가 58.6%로 가장 많았으며, 10대도 17.2%에 달했다. 30대는 10.3%로 나타나, 전체 응답자의 약 75%가 20대 이하의 나이에 처음 마약을 접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약을 처음 접한 경로는 ‘지인’이 68.4%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15.8%), SNS(10.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두 번째 투약 시기도 57.9%가 ‘주변 사람의 권유’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다수는 첫 투약 후 한 달 이내에 재투약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류 사용자는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받고 있었다. 응답자의 44.8%가 우울증을, 31.1%가 불안 증상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각각 일반인구의 약 7배,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중독을 스스로 인정한 응답자는 68.97%였고, 나머지는 ‘조절할 수 있다’(44.4%), ‘단기간 사용이라 중독 아님’(33.3%), ‘문제가 될 상황이 아니다’(22.2%)라고 답하며 중독을 부인했다.
연구팀은 “지인에 의한 권유가 초기 및 반복 사용 모두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1개월 이내의 재사용 비율이 높은 만큼, 빠른 중재와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마약신문=표경미 기자)